물, 빛을 머금다
화천(華川), 빛나는 시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그 곳의 풍경엔 물빛이 그득하다. 활처럼 휘어지는 북한강 줄기는 화천을 휘감아 파로호에 이르러 나비모양을 이루며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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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없는 자리엔 높고 험준한 산세가 대신한다. 옛 학자 이지직이 ‘구름이 가까워 옷이 젖을 정도’라 했을 정도로 화천에는 높은 산이 많다. 물과 산천이 어우러져 절경을 보여주는 화천.
이 땅 곳곳엔 사람들이 심어놓은 이야기가 가득 숨어있다. 아름답지만 조금은 쓸쓸한, 화천의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속세를 떠난 은둔자의 땅
예부터 화천은 은둔자의 땅이었다. 조선시대 선비 김수증은 화악산 자락 골짜기에서 30년 이상 은둔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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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과 노송이 어우러진 계곡은 아름다웠고, 그 절경에 반한 선비 김수증은 구비마다 손수 이름을 붙인다. 15km에 달하는 아홉 구비, 곡운구곡이다. 또한 사진을 찍듯이 풍경을 간직하고 싶었던 김수증 선생은 당대의 화가 조세걸에게 그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게 한다. 바로 ‘곡운구곡도’이다.
심마니 라현우 씨의 삶은 그 옛날 은둔자의 삶과 닮았다. 신기루 같은 산삼은 잡으려고 할수록 잡히지 않는다. 모든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아야만 비로소 기적처럼 나타나는 산삼은 라현우 씨에게 끝없는 수양의 길을 걷게 하는 이유다.
비목의 땅
화천은 군인의 수가 민간인보다 많은 도시다. 인구 2만 5천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도시에 군부대가 세 개나 있다.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다목리 시외버스 터미널에는 휴가나 외박을 나오는 군인 장병들로 북적거린다. 그런 장병들을 자식처럼 바라보는 최정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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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40여 년 동안 매표소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화천의 또 다른 풍경이다. 곳곳에 6.25전쟁의 상흔이 묻어있는 화천 땅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곡 ‘비목’의 고향이기도 하다.
전쟁이 치열했던 땅, 순찰을 돌던 한 육군 소위가 발견한 이름 모를 병사의 돌무덤. 4년 후 장병은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비목을 작시하고 곡을 부친다. 그렇게 탄생한 국민가곡 ‘비목’.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화천의 쓸쓸한 이야기다.
산 속의 섬, 파로호 이야기
화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 파로호. 아름다운 산천이 병풍처럼 둘러싼 파로호는 1944년 북한강 협곡을 막아 축조한 화천댐으로 인해 생겨난 인공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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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때 중공군 10만 명의 시신이 수장되었다고 하여 이승만 대통령이 ‘오랑캐를 무찔렀다’는 뜻으로 명명한 파로호. 그러나 끔찍한 분단의 상흔도 그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기찬 삶을 막을 수 없었다.
파로호에 기대어 살아가는 동촌 2리 사람들. 섬 아닌 섬에 살아가는 그들에게 파로호는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자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사는 이웃이다. 역사의 비극마저 아련한 풍경으로 간직한 파로호, 그 곳에 이미 평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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