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맑은 물과 하얀 백사장을 낀 아름다운 마을 동해안 최북단, 명파(明波)리.
동시에 해안을 따라 철조망이 길게 늘어선 곳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60년.
철조망 너머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사는 민통선 사람들과 함께한 3일이다.
해안가 최북단 마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6·25 종전 후, 고향 가는 길 따라 올라오다보니 더 이상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바다가 지척이지만 북과 너무 가까워 어업이 금지된 마을. 어업이 금지된 대신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민통선 안 농토다.
매일 검문검색을 받으며 농사짓는 사람들. 한 때 마을은 2003년 금강산 육로관광과 함께 전례 없는 활기를 띠었지만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관광은 5년 만에 중단되고, 식당, 건어물 가게 등은 빈 건물만 남긴 채 대부분 이곳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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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의 아픔뿐만 아니라 삶의 곳곳에서 분단의 모순을 경험하는 명파리 사람들. 그들을 통해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 종전 후 60년을 되돌아본다.
◆여기는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
명파리 마을, 농토의 80%는 민통선 안에 있다. 오전 6시에서 오후 8시까지는 민통선 내 농토 출입가능 시간! 새벽 5시 50분만 되면, 빨간 깃발을 꽂은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명파리 마을, 농토의 80%는 민통선 안에 있다. 오전 6시에서 오후 8시까지는 민통선 내 농토 출입가능 시간! 새벽 5시 50분만 되면, 빨간 깃발을 꽂은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영농출입’이라 쓰여 있는 빨간모자를 쓰고, 군인들이 무전으로 등록되어있는 영농인인지, 목적지까지 확인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촬영 둘째 날인 7월 9일, 옆 마을 사람 한 명이 농사일을 도와주러 왔지만 못 들어갈 위기에 처했다. 20여분의 실랑이와 신원확인 끝에 간신히 통과. 1995년 전에는 명파리 전체가 ‘민통선’에 속했었다.
그 때는 친인척이라도 갑자기 찾아오면 못 들어오는 건 부지기수였다. 주민들의 끊임없는 항의와 4차례의 검문소 이전 끝에 지금의 마을 북쪽에 위치하게 된 검문소. 일상에서 ‘분단’의 아픔을 느끼는 명파리 사람들의 기록이다.
예전에 민통선 안에 마을이 있을 때는요.
아유 시집 간 딸이 왔다가도 울고 돌아서 가야 되고 저 연대에 가서 임시 출입증 떼서 오지 않으면 도로 가야 되요. 못 들어 와요. 그 정도로 울고 돌아서 가야되고 정말. 38선 같죠-권춘자, 6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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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개척자들
명파리 마을은 종전 5년 후인 1958년 4월 실향민 50가구와 원주민 10가구가 정책입주를 하여 전쟁의 폐허 위에 다시 세워졌다.
울창한 숲을 개간하고, 지뢰를 파내 황무지를 농토로 만들었다. 민통선에서 우렁이를 이용해 논농사를 하는 김학남 씨.
그의 아버지는 야전삽 하나로 갈대밭을 농경지로 일궜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열심히 살아서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이곳 주민들은 지뢰로 사람이 죽어나던 땅이, 먹을 것이 자라나는 땅으로 바뀌는 것을 봤다. 선조들이 주신 이 땅이 감사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명파리다.
(아버지는) 먹고 살기 위해서, 그래도 뭐 전방에 가면 농토가 많겠지 하고 그냥 무작정 오신 거죠. 내가 그때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이런 나무 갈대밭 꽉 있고, 뭐 그걸 야전삽으로 개간한 게 대강 기억나요. 집도 그냥 허름하게 문도 없이 그냥 멍석 같은 거로 가리고 부모님들은 그렇게 생활하신 게 기억이 나요-김학남, 5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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