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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

[다큐 3일]경찰서 기자실 72시간

세상을 바라보는 눈 국민의 알 권리를 대신해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며 언제나 ‘깨어있는’ 사람들 정론·직필 펜으로 세상을 말하다.

◆예고 없는 사건·사고, 기자들의 ‘알람’은 24시간 깨어있다!
경찰서 기자실은 약 20여 개 언론사의 사회부 기자들이 상주하고 있는 곳. 우리 사회의 사건 사고가 모이는 까닭에 사회부 기자들은 경찰서에서 출퇴근하다시피 한다.

예고 없이 터지는 사건과 사고를 발 빠르게 보도하기 위해 이들의 눈과 귀는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언제나 깨어있다.

그렇게 1년을 하루같이 취재 전쟁과 마감 전쟁, 특종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경찰팀 기자들. 그 바탕엔 단순한 직업의식을 넘어 ‘국민의 알 권리’를 올바로 전달해야 한다는 언론인의 소명의식이 담겨 있다.

하지만 늘 깨어있어야 하기에 드는 숱한 갈등과 고민들…. 기자들이 가진 남모를 고충과 애환은 무엇일까? 정론·직필. 올바른 기자로 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는 우리 시대 기자들의 이야기, 경찰서 기자들의 72시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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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에 살고 낙종에 죽는 경찰서 기자실의 72시간
서울 시내 경찰서는 총 31개. 그중 강남, 서초, 송파 등을 아우른 구역을 ‘강남 라인’이라 부르는데, 이곳이 바로 기자들이 예의주시하는 곳이다.
 
각종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 그 가운데 강남 경찰서 기자실은 사회부 기자들이 가장 많이 배치된 곳.

총 27개 언론사에서 나온 40여 명의 기자가 매일같이 이곳으로 출퇴근한다.

이들의 일과는 아침 6시에 시작된다. 먼저 주요 일간지와 방송 뉴스를 확인한 후, ‘캡’이라 불리는 팀장의 지시에 따라 현장 취재를 나가곤 하는데….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기자들 사이에 물 먹는다는 뜻으로 불리는 낙종. 이는 타 언론사의 기자에게 특종을 빼앗기는 일이다. 경찰서 기자실엔 이렇듯 팽팽한 긴장과 경쟁이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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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머리’가 아닌 ‘발’로 쓰는 것이다!
기자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용기 있게’ 전달하는 직업. 때문에 현장 취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우리 사회의 사건 사고를 책임져야 하는 사회부 기자들의 발걸음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보험사기 현장을 갔다가 고소 고발 현장을 급습하고, 때로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까지….

단 몇 줄도 안 되는 기사, 채 1분도 안 되는 뉴스를 위해 이들은 매일같이 쪽잠을 자며 현장을 누빈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조금 더 먼저 발로 뛰고 그 속에서 올바른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겠죠.
- 오영탁 세계일보기자_33세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생각해요. 저는 조금이라도, 아주 조그마한 부조리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고 변화를 줄 수 있는, 그런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 표주연 뉴시스기자_3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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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初心을 담금질하는 수습기자들의 시험대
이제 갓 언론사에 입사한 새내기 기자들이 필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그것은 3개월에서 6개월에 걸친 ‘죽음의 수습기간’이다.
 
수습기자들의 일과는 새벽 4시, 경찰서를 돌아다니며 밤새 일어난 사건 사고를 조사하는 일로 시작되는데, 대부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

특히, 취재 결과를 2시간마다 선배에게 보고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눈물이 날 만큼 깨지는 혹독한 시간이다.
 
‘펜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다짐 하나로 언론계에 발을 디딘 수습들은 이 시기를 통해 ‘국민의 눈과 귀‘로 살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하며, 얼마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되어야 하는지를 깨쳐 나간다.

한 사람의 기자로 서기까지, 초심을 시험받는 치열한 담금질의 과정.

올바른 기자상을 그려가는 대한민국 사회부 기자들의 72시간을 담았다.

벌써 한 달 만에 많이 좀 사라졌거든요.
너무 사건 쫓아다니는 데 급급해서 내가 왜 처음에 이 신문사를 선택했는지 내가 왜 기자가 되고 싶었는지 잊어버리게 됐는데….
다시 그 초심을 떠올리면서 좀 더 열심히,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지원 경향신문 수습기자 _27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