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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

[다큐공감]행복을 파는 가게 - 국수 할매와 구두 할배

이 이야기는 거대 도시 서울의 복잡하고 어지러운 풍경 속, 우리가 만난 작고 소박한 가게에 대한 이야기다.

그곳은 ‘행복을 파는 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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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냄새, 배부른 행복 - 할머니의 잔치국수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 사거리에선 늘 맛있는 냄새가 난다. 8.3m2(약 2.5평) 남짓한 ‘맛있는 잔치국수’ 집이 그 주인공. 인심 후하고 사람 좋기로 소문난 김순남 할머니(65)는 15년째 이곳에서 국수장사를 하고 있다.

서로 어깨를 부대끼고 앉아야 8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지만, 단돈 3천원이면 배가 부를 때까지 몇 그릇이고 양껏 국수를 먹을 수 있는 가게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하다. 맞벌이 부모님을 둔 꼬마신사, 공부가 힘든 수험생, 일상에 지친 직장인, 홀로 남아 외로운 어르신… 할매가 그릇에 넘칠 정도로 아낌없이 국수를 내어주는 이유는 “배가 든든해야 마음도 든든해진다.” 하시기 때문.

15년간 이 곳에서 할매의 행복한 국수를 먹은 수많은 손님들은, 주린 배를 채운 것뿐 아니라 허기진 마음까지 채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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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앞, 시간이 멈춘 곳 - 할아버지의 구둣방
젊은이들의 성지, 밤낮 조명이 꺼지지 않는 홍대 앞. 손님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인테리어며, 업종이며 바꾸기 일쑤인 가게들 틈에서 십 수 년 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홍대 정문을 지키고 있는 곳이 있다. 4.9m2(약 1.5평) 남짓한 작은 구둣방.

이곳엔 한 평생을 구두에 바친 신복석 할아버지(65)가 있다. 화끈한 입담, 뛰어난 수선솜씨 덕에 홍대생들 신발은 모두 할아버지 손을 거쳤을 만큼 홍대생들의 터줏대감인 구두 할배는 구두만 봐도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 하신다. 구두가 귀했던 것도 다 옛말.

요즘은 유행도 자주 바뀌는데다가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소모품이 되어 버렸지만, 게 중에는 지금도 아버지가 10년 전 사주신 첫 구두를 몇 번이고 수선해 신는 복학생, 면접을 위해 마련한 구두를 반짝반짝 닦는 취업생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있다.

할배가 굳은살이 인이 박인 맨 손으로 구두약과 본드칠을 하면서도, 손님들을 향해 웃어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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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파는 사람들 - 국수할매와 구두할배
65년 인생, 각자의 사연으로 마음의 아픔과 후회를 안은 국수할매와 구두할배.
 
이들이 손님의 인생을 위로하고 행복을 주는 만큼, 할매와 할배 역시 이곳에서 인생을 위로받고, 행복을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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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도, 작아도 사람의 온기와 건강한 웃음으로 가득 채워지는 공간이 있으니, 그것이  세상 제일의 행복이라 하는 국수할매와 국수할배의 소박한 가게를 찾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