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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전의총-의원협, 만성질환관리제 강력 거부

전국의사총연합과 대한의원협회가 2012년 4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해 강력 거부하고 나섰다.

전의총은 17일 ‘만성질환관리제 모의하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자폭하라’라는 성명서를 통해 “시작부터 잘못된 제도는 실패가 자명하고, 토요가산제와 결부하려는 건정심의 태도는 몰염치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부에 보건소 진료기능 완전폐기 등을 담은 5대 요구사항과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라는 내용 등 4대 요구사항을 의협에 제시했다.

의원협도 ‘토요가산 확대 및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본 회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거부의사를 확실히 했다.

다만 토요가산 확대 방안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면서 의협의 노력과 성과를 치하했다.

의원협은 “어떠한 형태건 토요가산 확대 방안이 만성질환관리제와 결부되어 논의되는 것은 반대한다”며 “정부는 진즉에 당연히 시행되었어야 했던 토요가산 확대를 만성질환관리제와 함께 논의하는 비열한 작태를 중단해야 할 것이며, 의협은 작은 실리를 위해 큰 실리와 명분을 함께 잃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 단체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만성질환관리제 모의하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자폭하라

총액계약제로의 시발점으로서 2012년 4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제는 제도 자체의 부실함, 의료기관의 참여 미비 등으로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총액계약제로의 시발점으로서 2012년 4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제는 제도 자체의 부실함, 의료기관의 참여 미비 등으로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시작부터 잘못된 제도여서 실패는 자명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임에도 보건복지부는 포기하지 않고, 올 9월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협이 주도하는 만성질환관리제 안건을 상정, 통과시키려 획책하고 있다.

또한 토요가산제와는 전혀 별개 사안인 만성질환관리제를 결부시키려고 하는 건강정책심의위원회의 몰염치를 개탄하는 바이다.

본회는 보건복지부의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대한의사협회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개선을 촉구한다.

본회는 현 의료제도하의 만성질환관리제에 반대하면서 아래와 같이 정부에 촉구한다.

1. 적절하고 충분한 재정투자 없는 의료 제도는 항상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식하라.

2. 현시점에서도 국민 건강을 위해 민간 의원급 의료기관이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우선하라.

3. 보건기능을 방치하고, 싼 진료를 일삼고 있는 보건소의 진료기능을 완전히 폐기하고 공공기관으로서의 공공보건 역할에 충실하라.

4. 만성질환관리제가 국민 건강권을 해치는 총액계약제로 가는 지불제도개편의 시발점임을 본회는 알고 있으며, 총액계약제는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막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5. 정부가 지금까지 행해왔던 수많은 거짓말로 인하여, 이제 우리는 정부의 그 어떤 약속도 믿지를 못하겠다. 입으로 하는 약속은 필요 없다. 법적 강제성이 있는 문서화된 약속을 우선 시행하라.

본회는 현 의료제도하의 만성질환관리제에 반대하면서 아래와 같이 의협에 촉구한다.

1. 대한민국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정부에 요구하라

2. 거짓말을 일삼고,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정부에게 속지 말라

3. 세계 1위인 대한민국 의료만족도는, 현재 의료기관의 만성질환관리 능력이 세계 최상임을 인정하라.

4.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 모든 단체들과의 합의가 없는 껍데기뿐인 정부 정책 논의를 중단하라.

2013년 6월 17일
올바른 의료제도의 항구적 정착을 염원하는
전 국 의 사 총 연 합
 
[성명서] 토요가산 확대 및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본 회의 입장

지난 1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의원과 약국에 대한 토요가산 시간대 확대를 오는 18일 건정심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하였으며, 더불어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논의도 건정심에서 논의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지난 1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의원과 약국에 대한 토요가산 시간대 확대를 오는 18일 건정심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하였으며, 더불어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논의도 건정심에서 논의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건정심 본회의에서 토요가산 확대가 통과되는 경우 2% 이상의 수가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의료계가 제시한 아젠다가 건정심에서 논의되고 통과된 경우가 그동안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만약 이번 토요가산 확대가 통과되는 경우 여러 측면에서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당연히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낸 현 집행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다만, 비록 본인부담금을 조정한다는 계획이지만 65세 이상 본인부담금제도의 개선이 없다면 실효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점, 다양한 현안이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과연 토요가산 확대가 최우선 과제로서의 의미가 있었느냐는 점, 결과를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보였던 의협의 입장 변화 및 이로 인한 의료계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가시화된 점 등을 고려해본다면 토요가산 확대에 대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더욱이, 예상치 않았던 만성질환관리제가 함께 논의되면서 다양한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다.

비록 정부나 의협 모두 토요가산 확대와는 별개로 논의되는 사안이며, 특히 의협의 주장에 의하면 환자의 선택과 등록, P4P, 보건소나 공단과의 연계 등 독소조항이 빠진 의협의 안이 제시될 것이라 주장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상당한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첫째, 만성질환관리제가 만들어진 태생적 이유이다. 애초 만성질환관리제는 주치의제도 및 인두제, 심지어는 총액계약제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염려가 있었다. 비록 독소조항이 빠진다 해도 애초에 제도가 시행되었던 근본적 이유마저도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둘째, 정부에 대한 불신이다. 비록 지금은 독소조항이 빠진다 해도, 그동안의 정부 행태로 보아 제도 실시 과정에서 언제든지 독소조항은 추가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의약분업, 리베이트 쌍벌제, DRG 등 일련의 제도시행 과정에서 보였던 정부의 태도로 미루어보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셋째, 의협의 안에 대한 우려이다. 의협의 수정안은 기존 정부안의 선택, 등록, P4P, 보건소나 공단과의 연계 등이 빠져있으나, 의원이 홈페이지를 운영해야 하고 그 홈페이지를 통해 CRM 등을 주기적으로 발송해야 하며, 환자의 생체징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기록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비용 및 실효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과연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이다.

설령 실현된다 하더라도, 처음에는 의협 안으로 시작되었던 것이 언제든지 정부의 안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넷째, 만성질환관리제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근본적 고려이다. 정부의 주장에 의하면 만성질환관리제를 통해 환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일차의료를 활성화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나 굳이 만성질환관리제를 하지 않아도,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한 국민들의 잘못된 상식에 대한 적극적 홍보, 고혈압 약은 복용할 필요 없다는 일부 한방사들이나 만성질환자에게 과학적 근거도 없이 고가의 일반약을 판매하는 약사들의 행태에 대한 규제, 더불어 일차의료기관 의사들은 도둑놈 사기꾼이 아니라 실력 있고 친절하고 대기시간도 짧고 의료비도 절감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만 해도, 만성질환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및 일차의료 활성화라는 정책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회는 토요가산 확대 방안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의협의 노력과 성과를 치하하는 바이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이건 만성질환관리제와 결부되어 논의되는 것은 반대한다.
 
정부는 진즉에 당연히 시행되었어야 했던 토요가산 확대를 만성질환관리제와 함께 논의하는 비열한 작태를 중단해야 할 것이며, 의협은 작은 실리를 위해 큰 실리와 명분을 함께 잃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나 만성질환관리제는 현 집행부가 과거 전 집행부에게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던 사안으로, 제도에 대한 논의 자체가 자칫 의협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으로 증폭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13년 6월 17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